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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 식자재 집으로 가져간 육군 급양관…법원 “강등 처분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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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복무한 간부, 부식 횡령으로 강등

30년 이상 군에서 근무한 육군 급양관이 부대에 지급된 식자재를 무단으로 가져가고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업무를 맡긴 사실 등이 인정돼 강등 처분을 받았다.

해당 간부는 징계가 지나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군의 처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행정1부는 육군 상사 A씨가 소속 사단장을 상대로 제기한 강등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일과 유제품 등 부대 식자재 반출

A씨는 육군 7사단의 한 대대에서 급양관으로 근무하면서 부대에 보급된 여러 식자재를 개인적으로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징계 과정에서 문제가 된 물품에는 한라봉과 포도, 딸기 등 과일뿐 아니라 냉동 라즈베리와 요구르트 같은 식품도 포함됐다.

이 때문에 병사들에게 제공될 예정이었던 과일의 배식량이 줄어드는 일도 있었다. 특히 1인당 한 개씩 지급될 예정이었던 한라봉이 반쪽만 배식된 사례가 확인됐다.

A씨가 허브솔트 여러 개를 가져간 정황도 징계 사유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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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에게 업무 떠넘긴 혐의도

식자재 문제 외에도 A씨는 직권을 부적절하게 행사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A씨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근무병’ 직책을 임의로 만들어 하급자에게 회의 자료 작성 등 자신의 업무 일부를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부하 직원에게 거친 표현을 사용한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군수품 횡령과 직권남용에 따른 권리 침해, 언어폭력 등이 복수의 징계 사유로 인정됐다.

결국 A씨는 올해 4월 강등 처분을 받았다.

“일부 채소만 가져갔다” 반박했지만

A씨는 법정에서 징계 내용을 대부분 부인했다.

그는 자신이 가져간 것은 소량의 쌈 채소 정도였으며, 유통기한이 임박해 버리려던 양념류를 처리한 것일 뿐 과일이나 유제품을 몰래 가져간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급자에게 업무를 맡긴 것에 대해서도 컴퓨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공적인 업무를 도와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거친 말을 했다는 부분 역시 업무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다소 강한 표현을 사용했을 뿐 폭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또한 30년 넘게 군에 성실하게 복무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강등 처분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취사병들의 진술에 주목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A씨가 부대 식자재를 가져간 사실과 직권을 부적절하게 행사한 점, 일부 언어폭력 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판단 과정에서 취사병들의 진술이 중요한 근거가 됐다.

취사병들은 A씨가 근무시간이 끝난 뒤 혼자 취사장에 들어와 과일이나 식재료를 봉투에 담아 가져가는 모습을 봤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냉동 라즈베리를 A씨 차량에 옮겨 실어줬다는 진술과 퇴근 이후 과일 상자가 없어졌다는 진술도 나왔다.

재판부는 여러 관계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서로 일치한다는 점을 들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조금 가져갔을 뿐”이라는 해명도 받아들이지 않아

재판부는 A씨가 내놓은 해명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급양관이라면 부대 식자재가 박스 단위로 사라져 정상적인 배식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원인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A씨가 식자재가 없어진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은 단순한 관리 소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소량의 채소나 표고버섯 일부를 가져가기 위해 업무가 끝난 뒤 혼자 취사장에 들어갔다는 설명 역시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봤다.

허브솔트 역시 폐기할 예정이었다는 주장과 달리, 조리병에게 사용 방법을 확인한 뒤 가져간 정황이 확인돼 단순한 폐기 목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장기 복무 경력만으로 징계 가볍게 볼 수 없어

A씨는 오랜 기간 군에 복무한 경력과 강등으로 인한 불이익을 강조했지만 법원은 이를 징계 처분을 취소할 만한 사유로 보지 않았다.

특히 부대의 급식을 담당하는 급양관이 식자재를 개인적으로 가져간 행위는 병사들의 급식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재판부는 A씨가 제기한 강등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가져간 식자재의 양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 부대 급식을 관리하는 간부가 자신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부식에 손을 댄 행위 자체를 엄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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