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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0억원에서 42억원대로 추락한 왓챠, 새 주인은 키노라이츠

pibooselect 읽는 시간 약 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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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세대 OTT 가운데 하나인 왓챠가 콘텐츠 데이터 기업 키노라이츠에 인수될 전망이다. 한때 기업가치가 수천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던 왓챠가 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청산가치에 가까운 금액으로 새 주인을 찾게 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키노라이츠는 왓챠를 42억5000만원에 인수하는 조건부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공개매각에서도 추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최종 인수 예정자로 확정됐다.

이번 거래는 서울회생법원이 진행 중인 왓챠 회생절차와 맞물려 진행됐다. 지난 12일 공개매각 입찰이 마감됐지만 키노라이츠 외에 유효한 입찰자가 나오지 않았다.

왓챠는 이미 한 차례 매각에 실패한 이력이 있다. 지난 4월 스토킹호스 계약을 체결하기 전 진행했던 공개매각에서도 적격 입찰자가 나오지 않아 유찰됐다.

키노라이츠는 지난 7월 왓챠와 매각주간사인 삼정KPMG와 함께 스토킹호스 방식의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먼저 인수 조건을 정해 계약한 뒤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절차다. 이후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경쟁자가 없으면 기존 계약을 바탕으로 인수가 진행된다.

이번 인수가격인 42억5000만원은 법원이 지난해 12월 평가한 왓챠 청산가치 42억2000만원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법원 조사위원은 왓챠의 사업을 계속 유지하는 것보다 청산했을 때 회수할 수 있는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왓챠의 재무 상황도 매각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 2024년 연결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회사의 부채는 약 993억원에 달한다. 인수 절차가 무산될 경우 회생 대신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이유다.

키노라이츠의 인수가 법원의 최종 인가까지 마무리되면 기존 채무를 정리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소각된다. 이후 관계인집회에서 회생채권자 의결권 총액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고 법원의 인가를 받으면 왓챠는 키노라이츠가 지분 100%를 보유하는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번 인수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두 회사가 보유한 콘텐츠 데이터의 결합이다.

키노라이츠는 영화와 OTT 콘텐츠 정보를 제공하고 작품 평가 및 검색 서비스를 운영해온 기업이다. 이후 영화 수입과 배급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콘텐츠 확보부터 유통까지 역량을 넓혀왔다.

왓챠는 OTT 서비스와 함께 영화·콘텐츠 평가 플랫폼인 왓챠피디아를 운영해왔다. 이용자들이 남긴 작품 평가와 시청 관련 데이터가 상당량 축적돼 있어 콘텐츠 취향을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회사의 사업이 결합하면 이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만한 콘텐츠를 선별하고, 해당 작품의 판권을 확보한 뒤 직접 배급하거나 OTT를 통해 공급하는 방식의 사업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키노라이츠가 운영하는 홍대 KT&G 상상마당 시네마까지 고려하면 콘텐츠 발굴과 수입·배급, 극장 상영, 온라인 유통을 하나로 연결하는 구조도 가능하다.

향후 왓챠를 영화 콘텐츠에 집중하는 전문 OTT 플랫폼으로 재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형 종합 OTT와 직접 경쟁하기보다 특정 콘텐츠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애니플러스가 운영하는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처럼 특정 장르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 사례도 있다.

결국 이번 거래의 핵심은 단순히 왓챠의 경영권이 넘어가는 데 그치지 않는다. 키노라이츠가 왓챠가 축적해온 이용자 데이터와 OTT 플랫폼을 기존 영화 수입·배급 사업과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인수 이후 왓챠의 사업 방향과 경쟁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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