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800조원 굴릴 새 수장, 최종 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1,800조 원이 넘는 국민연금 기금을 책임질 차기 기금운용본부장(CIO) 선발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지난 6월 공개모집을 시작한 뒤 7월 면접 절차가 진행됐으며, 현재는 최종 후보 4명을 대상으로 인사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정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중 내려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현재 최종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도윤 전 노란우산공제 자산운용본부장, 박천석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운용부문장, 이규홍 전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자금운용관리단장, 김호진 전 수협중앙회 자금운용본부장 등 4명이다.
채권 운용부터 대형 기금 관리까지…이도윤 후보
이도윤 전 본부장은 1964년생으로 한국투자신탁에서 약 22년 동안 채권 운용 업무를 담당하며 경력을 쌓았다.
이후 삼성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삼성생명 자금과 외부 자금을 합친 약 121조 원 규모의 통합자산 운용을 이끈 경험이 있다. 장기간 채권시장을 다뤄온 경험을 바탕으로 대형 연기금의 자산배분 전략을 세우는 데 강점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찰공제회에서는 약 4년, 노란우산공제에서는 3년가량 CIO 역할을 수행하며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했다. 두 기관에서 모두 연임한 이력도 있다.
경찰공제회 재직 당시에는 내부 운용 체계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고, 노란우산공제에서는 운용자산을 약 15조 원에서 27조 원 규모로 확대했다. 감사원 평가에서 높은 성과를 거둔 경력과 함께 한국거래소 주가지수 운영위원회 활동 이력도 갖고 있다.
보험·연금 자금 운용 경험이 강점인 박천석 후보
박천석 전 부문장은 1965년생으로 장기 자금 운용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삼성생명과 ING자산운용, 흥국생명 등을 거치면서 보험사의 장기 부채와 자산을 연계해 관리하는 ALM 분야를 경험했다. 보험이나 연기금처럼 장기간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기관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공무원연금공단에서는 투자전략팀장을 맡아 약 3년간 모델포트폴리오 운용 업무를 담당했다. 연기금의 자산배분 체계를 직접 다뤘다는 점에서 실무 경험이 풍부한 후보로 평가된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는 기존 채권 중심의 자산구조를 조정해 대체투자 비중을 크게 높였다. 해외 대형 투자 거래를 비롯해 벤처캐피털과 신기술사업금융사 관련 투자 체계를 정비하고 해외 직접투자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에도 참여했다.
글로벌 운용사 경험 갖춘 이규홍 후보
이규홍 전 단장은 1966년생으로 국내외 자산운용업계와 연기금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등에서 CIO를 맡으면서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운용 시스템을 경험했다.
특히 다양한 자산을 개별적으로 나눠 관리하기보다 위험과 기대수익을 중심으로 전체 포트폴리오를 바라보는 이른바 통합 포트폴리오(TPA) 방식에 대한 이해도가 강점으로 거론된다.
삼성생명과 삼성투자신탁운용에서 애널리스트로 금융권 경력을 시작한 뒤 CLSA증권과 SG증권, 동부투자신탁운용 등에서 리서치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부동산 운용사인 아쎈다스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특정 자산에 국한되지 않은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민간 운용과 대형 기관을 모두 경험한 김호진 후보
김호진 전 본부장은 은행과 자산운용사를 거쳐 대형 기관의 자금을 관리해온 경력을 갖고 있다.
하나은행에서 금융업무를 시작한 뒤 마이다스자산운용을 거쳤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부문을 총괄했다.
이후 수협중앙회 자금운용본부장으로 발탁돼 약 14조 원 규모의 자금을 관리했다. 주식과 채권 같은 전통적인 투자자산뿐 아니라 기관투자가의 위험관리와 외부 운용사 관리 체계를 다뤄본 경험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새 CIO에게는 ‘수익률’ 외에도 해결할 과제가 많다
누가 차기 CIO로 결정되더라도 단순히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국민연금의 장기적인 자산배분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국내와 해외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각 자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면서 안정적인 장기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환율 변동 위험 관리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자산 비중이 커질수록 외환시장 움직임이 전체 기금의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기 때문이다.
조직 안정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이후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지적돼 왔다. 민간 금융회사와 비교하면 보상 수준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전문성을 갖춘 운용 인력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차기 CIO의 핵심 역할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인선에서는 대규모 자금을 운용해본 경험과 장기 투자 전략, 글로벌 자산관리 능력,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얼마나 갖췄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 후보 4명에 대한 검증이 마무리되면 국민연금의 향후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차기 CIO가 누구로 결정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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